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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을 이야기 한 사람들

박제가 2024.02.08작성자 :관리자
박제가(朴齊家) 1750(영조 26)~1805년(순조 5) 조선 후기 <북학의>, <정유집>, <정유시고> 등을 저술한 실학자로 본관은 밀양(密陽)이며, 자는 차수(次修)・재선(在先)・수기(修其), 호는 초정(楚亭)・정유(貞蕤)・위항도인(葦杭道人)이다. 어린 시절부터 시·서·화에 뛰어났으며, 박지원(朴趾源)을 비롯한 이덕무(李德懋) · 유득공(柳得恭) 등 서울에 사는 북학파들과 교류하였다. 박제가는 서자였지만, 적자와 서자를 가리지 않고 등용하려는 정조의 방침에 따라 이덕무・유득공・서이수 등의 서얼 출신 학자들과 더불어 규장각 검서관이 되었다. 이로부터 13년간 규장각 내·외직에 근무하면서 정조를 비롯한 국내외 저명한 학자들과 깊이 사귀면서 왕명을 받아 책을 교정·간행하였다. 1778년 박제가는 사은사 채제공(蔡濟恭)을 따라 청나라에 다녀왔으며, 1779년에는 정조에 의해 규장각 검서관으로 특채되어 이후 청나라 사신이 파견될 때 사신의 수행원으로 청나라에 다녀왔다. 그는 여러 차례 청나라에 다녀오면서 이조원(李調元) · 반정균(潘庭筠) 등의 청나라 학자들과 교유하였다. 박제가는 청나라에서 돌아온 뒤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 『북학의(北學議)』 내 · 외편을 저술하였다. 내편에서는 생활 도구의 개선을, 외편에서는 정치 · 사회 제도의 모순점과 개혁 방안을 다루었다. 『정유각집(貞蕤閣集)』권4 제주로 돌아가는 만덕을 전송하며 지은 시 [짧은 서문이 있다] 을묘년(乙卯年)에 탐라에 큰 기근이 들었는데, 여인 만덕은 곡식을 내서 백성을 진휼(賑恤)하였다. 너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금강산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산이 강원도 회양부(淮陽府)에 있어 제주목과 거리가 수륙으로 이천여 리나 되는데다, 섬에 사는 여자는 바다를 건너지 못하는 관례가 있었다. 임금께서 그 뜻을 기특히 여기시어 여의(女醫)로 불러 약원(藥院)에 예속하게 하고 역마(驛馬)를 주게 하여 체송(遞送)하도록 함으로써 그 뜻을 이루어 주셨다. 성인께서 아랫사람의 뜻을 굽어 살피시어 평범한 아낙조차 있을 곳을 얻게 한 것은 옛날에도 이에 견줄만한 것이 없다. 만덕이 이로 말미암아 높은 벼슬아치들 사이에 이름이 크게 알려졌다. 아아! 만덕이 남자였더라면 임시로 3품의 관복(三品服)을 입고 만호(萬戶)의 인끈(印授)을 차게하는 데 그쳤을 뿐이리니, 어찌 능히 세상에 전해졌을 것인가? 다만 눈썹먹을 내던지고 수많은 목숨을 살리고, 연지분을 내치고서 푸른 바다를 건너, 서울의 궁궐에 조회하고 이름난 산을 찾았으니, 세상에 들건 나건 넉넉히 풍치가 있음을 귀하게 여길 만하다. 만덕은 겹눈동자를 지녔으니, 대개 특이한 상을 지녔다. 어찌 전생에 부처의 마음과 신선의 풍골이 깃듦이 아니겠는가? 그녀가 돌아가므로 시를 지어서 준다. 바다 밖 큰 세계에 머리조차 못 내미니 자식 혼사 마친대도 오악 구경 뉘 하리오. 탁라(乇羅)는 섬으로서 부상(榑桑)과 경계 되니 성주(星主)는 천 년토록 조공으로 귤 바쳤네. 귤나무 숲 깊은 곳 여인네의 몸이건만 의기로서 남극에서 주린 백성 없게 했지. 벼슬은 줄 수 없어 소원을 물었더니 금강산 만 이천 봉 보기를 원했다네. 푸른 소매 귀밑머리 돛단배에 올라서는 남극성 비추는 곳 하늘 보며 웃었겠지. 서둘러 말 갈아타 금강산을 향해 가니 불일 폭포 신선 풍골 패옥이 반짝인다. 신라와 일념으로 통합을 깨달으니 귀한 관상 여인네는 겹눈동자 부합했네. 물결 헤쳐 바람 타고 먼 곳을 찾는 뜻이 대장부만 누릴 일이 아님을 알겠구나. ▷원문보러가기

박제가

2024.02.08작성자 :관리자

박제가(朴齊家)
1750(영조 26)~1805년(순조 5)

조선 후기 <북학의>, <정유집>, <정유시고> 등을 저술한 실학자로 본관은 밀양(密陽)이며, 자는 차수(次修)・재선(在先)・수기(修其), 호는 초정(楚亭)・정유(貞蕤)・위항도인(葦杭道人)이다.

어린 시절부터 시·서·화에 뛰어났으며, 박지원(朴趾源)을 비롯한 이덕무(李德懋) · 유득공(柳得恭) 등 서울에 사는 북학파들과 교류하였다.

박제가는 서자였지만, 적자와 서자를 가리지 않고 등용하려는 정조의 방침에 따라 이덕무・유득공・서이수 등의 서얼 출신 학자들과 더불어 규장각 검서관이 되었다. 이로부터 13년간 규장각 내·외직에 근무하면서 정조를 비롯한 국내외 저명한 학자들과 깊이 사귀면서 왕명을 받아 책을 교정·간행하였다.

1778년 박제가는 사은사 채제공(蔡濟恭)을 따라 청나라에 다녀왔으며, 1779년에는 정조에 의해 규장각 검서관으로 특채되어 이후 청나라 사신이 파견될 때 사신의 수행원으로 청나라에 다녀왔다. 그는 여러 차례 청나라에 다녀오면서 이조원(李調元) · 반정균(潘庭筠) 등의 청나라 학자들과 교유하였다. 박제가는 청나라에서 돌아온 뒤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 『북학의(北學議)』 내 · 외편을 저술하였다. 내편에서는 생활 도구의 개선을, 외편에서는 정치 · 사회 제도의 모순점과 개혁 방안을 다루었다.

『정유각집(貞蕤閣集)』권4
제주로 돌아가는 만덕을 전송하며 지은 시 [짧은 서문이 있다]

을묘년(乙卯年)에 탐라에 큰 기근이 들었는데, 여인 만덕은 곡식을 내서 백성을 진휼(賑恤)하였다. 너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금강산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산이 강원도 회양부(淮陽府)에 있어 제주목과 거리가 수륙으로 이천여 리나 되는데다, 섬에 사는 여자는 바다를 건너지 못하는 관례가 있었다. 임금께서 그 뜻을 기특히 여기시어 여의(女醫)로 불러 약원(藥院)에 예속하게 하고 역마(驛馬)를 주게 하여 체송(遞送)하도록 함으로써 그 뜻을 이루어 주셨다. 성인께서 아랫사람의 뜻을 굽어 살피시어 평범한 아낙조차 있을 곳을 얻게 한 것은 옛날에도 이에 견줄만한 것이 없다. 만덕이 이로 말미암아 높은 벼슬아치들 사이에 이름이 크게 알려졌다. 아아! 만덕이 남자였더라면 임시로 3품의 관복(三品服)을 입고 만호(萬戶)의 인끈(印授)을 차게하는 데 그쳤을 뿐이리니, 어찌 능히 세상에 전해졌을 것인가? 다만 눈썹먹을 내던지고 수많은 목숨을 살리고, 연지분을 내치고서 푸른 바다를 건너, 서울의 궁궐에 조회하고 이름난 산을 찾았으니, 세상에 들건 나건 넉넉히 풍치가 있음을 귀하게 여길 만하다. 만덕은 겹눈동자를 지녔으니, 대개 특이한 상을 지녔다. 어찌 전생에 부처의 마음과 신선의 풍골이 깃듦이 아니겠는가? 그녀가 돌아가므로 시를 지어서 준다.

바다 밖 큰 세계에 머리조차 못 내미니
자식 혼사 마친대도 오악 구경 뉘 하리오.
탁라(乇羅)는 섬으로서 부상(榑桑)과 경계 되니
성주(星主)는 천 년토록 조공으로 귤 바쳤네.
귤나무 숲 깊은 곳 여인네의 몸이건만
의기로서 남극에서 주린 백성 없게 했지.
벼슬은 줄 수 없어 소원을 물었더니
금강산 만 이천 봉 보기를 원했다네.
푸른 소매 귀밑머리 돛단배에 올라서는
남극성 비추는 곳 하늘 보며 웃었겠지.
서둘러 말 갈아타 금강산을 향해 가니
불일 폭포 신선 풍골 패옥이 반짝인다.
신라와 일념으로 통합을 깨달으니
귀한 관상 여인네는 겹눈동자 부합했네.
물결 헤쳐 바람 타고 먼 곳을 찾는 뜻이
대장부만 누릴 일이 아님을 알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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