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의인 김만덕 만덕을 이야기 한 사람들

만덕을 이야기 한 사람들

일성록 2024.02.08작성자 :관리자
정조 20년 병진(1796) 6월 6일(경진) 제주 목사(濟州牧使) 유사모(柳師模)가 진휼을 마친 것에 대해 급히 장계한 데 대해, 녹봉을 덜어 진휼에 보탠 수령과 원납(願納)한 섬사람들에게 차등 있게 시상하라고 명하였다. ○ 제주 목사의 장계에, “신이 부임한 것이 4월 중순(中巡)으로 분급할 때였기 때문에 작년 10월에 진휼을 개시한 뒤로부터 올해 4월 중순 전까지 진곡(賑穀)을 분배하고 기민(饑民)을 뽑는 규식은 전 목사 이우현(李禹鉉)이 인계한 진안(賑案)과 곡부(穀簿)를 가지고 일일이 대조하였고, 4월 중순과 종순(終巡)은 신이 영운(領運)해 온 곡물을 가지고 이전의 식례(式例)에 따라 분수(分數)에 맞추어 마감(磨勘)하였습니다.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반해 온 백미(白米) 467섬 13말 남짓, 정조(正租) 9525섬 8말 5되 남짓, 피모(皮牟) 1698섬 2말 6되 등이 절미(折米)하여 도합 5127섬 2말 7되인데, 또한 환민(還民)에게 식례에 따라 순차(巡次)를 이어서 분급하였습니다. 환민과 진민(賑民)을 막론하고 매 순차 중에 5되나 3되로 지탱할 수 없는 부류는 하나하나 찾아내어 별도로 뽑아서 한두 되를 더 지급해 주거나 환곡 장부와 진휼 장부에 바꾸어 올렸습니다. 등급을 나눌 때 유리(流離)하는 바람에 누락되어 미처 장부에 포함되지 못한 부류는 또한 일일이 찾아내어 올리고 다방면으로 구제하여 굶주려 죽는 것을 모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별도로 지급한 곡물 중에 신이 영운해 온 절미 1325섬 4말 8되 남짓은, 4월 중순에 이어서 분급한 뒤로 보리가 이미 익어서 간혹 베어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민과 진민 가운데 보리가 없어 살기 어려운 자들로 성인 8880구(口)와 어린아이 3088구를 뽑아서 마지막 순차에 분급하였습니다. 사궁(四窮)의 백성과 폐질(廢疾)에 걸린 부류로 말하면, 비록 보리가 익은 뒤라도 굶주릴 우환이 없지 않기 때문에 그 성인과 어린아이 3126구를 별도로 뽑아서 식례대로 순차를 더해 분급하였습니다. 다만 이제 조만간 보리가 다행히 차례로 익더라도, 당초 농사지을 때 쓸 공사(公私) 간의 곡식 종자가 대부분 입에 풀칠하는 데 쓰여서 세 고을 사이에 빈 땅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체납된 환곡과 누적된 포흠(逋欠)을 일시에 아울러 거두어들인다면 결단코 행해질 수 없는 정사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평역청(平役廳)의 신미(身米)로 갑인년(1794, 정조18) 가을 이전까지 전해 내려오는 거두지 못한 조(條)는 모두 탕감(蕩減)해 주고, 작년 여름과 가을에 정봉(停捧)한 조는 추수까지 그대로 정지해 주며, 남정(男丁)의 대동미(大同米)로 여름에 거두어들이는 조는 2개월을 더 정지해 주며, 물선(物膳)의 가미(價米) 91섬 4말 5되는 세 고을에 말을 잘 만들어 관문(關文)을 보내어 효유(曉諭)하여 방납(防納)해 주도록 하였습니다. 환곡은 가을까지 백성들의 양식에 쓰일 재원에 관계되기 때문에 올해의 환곡 및 남겨 놓은 조(條)와 정퇴(停退)한 조는 부득이하게 수효대로 거두어들일 계획입니다. 양태(涼臺)와 해곽(海藿)으로 대신 거두는 조는, 섬에서 해곽이 생산되는 것이 근래 갈수록 희귀해져서 예전에 채취한 약간의 수효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축한 것이 없어 전례대로 납부하기를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양태와 총모(驄帽)는, 세 고을에서 양태와 총모를 만드는 것으로 생업을 삼는 곳은 단지 본주(本州)에서 우량면(右兩面)의 40여 동리(洞里) 및 좌면(左面)의 네다섯 동리인데, 막 큰 기근을 겪은 뒤라 만드는 대로 팔아서 현재 비축한 것이 없습니다. 대정현(大靜縣)과 정의현(旌義縣)은 본디 양태와 총모를 만드는 것으로 생업을 삼지 않아서 으레 곡물과 포(布)로 양태와 총모를 사서 본주에 납부해 왔습니다. 본주의 백성들이 스스로 납부하는 것도 지금 할 수가 없으니, 두 현(縣)에서 사서 납부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입니다. 현재 한창 농사를 짓는 중이라 남녀가 모두 들에 나가 일하고 있으므로 양태와 총모 따위를 만들 겨를이 없으니, 추수하여 여력이 있기를 조금 기다린 뒤에 잘 헤아려 거두어들이겠습니다. 여름철에 들어선 이후로 비가 알맞게 오고 파종을 때맞춰 하였으니, 앞으로 날씨가 한결같이 순조롭고 사람이 부지런히 애쓴다면 풍년이 드는 것을 또한 거의 기대할 수 있습니다. 원납(願納)한 주민(州民)으로 말하면, 전 순장(巡將) 홍삼필(洪三弼)은 몇 해에 걸쳐 진휼에 보탠 곡물의 수효가 많습니다. 그 뜻을 내어 출연(出捐)한 성의가 대단히 가상합니다. 노기(老妓) 만덕(萬德)은 사리상 진실로 구할 것이 없는데도 재물을 가볍게 여길 줄 아니, 비천한 무리가 더욱 능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진휼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주목(濟州牧) - 원진(元賑)을 19차 시행하였는데, 토지를 소유한 기민(飢民)이 2만 8375구(口)입니다. 각 곡물이 1만 9359섬 2말 3되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白米)는 948섬 7말 1되 남짓이고, 전미(田米)는 99섬 4되이고, 정조(正租)는 7732섬 10말 7되 남짓이고, 피모(皮牟)는 5372섬 11말 3되 남짓이고, 모미(牟米)는 4075섬 4말 6되 남짓이고, 태(太)는 354섬 13말 7되이고, 진맥(眞麥)은 16섬 3말 8되이고, 적두(赤豆)는 98섬 6말 1되이고, 속(粟)은 106섬 7말 6되이고, 직(稷)은 105섬 2말 3되이고, 산도(山稻)는 156섬 11말 7되이고, 피당(皮唐)은 292섬 12말 8되입니다. 백미 267섬 12말 6되, 정조 6761섬 12말 4되 남짓, 피모 912섬 8말 4되 남짓은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백미 213섬 6말 1되, 정조 225섬 1말 1되 남짓, 태 331섬 12말 2되, 피모 4363섬 3말 7되 남짓은 이전(移轉)한 것입니다. 백미 467섬 3말 4되 남짓, 정조 745섬 12말 1되, 피모 96섬 14말 2되 남짓은 순영(巡營)의 돈으로 산 것입니다. 모(牟) 2781섬 10말 7되 남짓, 진맥 16섬 3말 8되, 전미 19섬 1말은 진휼청의 곡물입니다. 모미 642섬 9말 5되, 전미 79섬 14말 4되는 보민고(補民庫)의 곡물입니다. 모미 589섬 13말 3되는 본목(本牧)의 사창(司倉) 곡물입니다. 모미 61섬 2말 2되는 만호창(萬戶倉)의 곡물입니다. 적두 98섬 6말 1되, 속 106섬 7말 6되, 직(稷) 105섬 2말 3되, 산도 156섬 11말 7되, 피당 292섬 12말 8되, 태 23섬 1말 5되는 종자(種子)로 남겨 둔 조(條)입니다. ○ 백급(白給)을 19차 시행하였는데 토지가 없는 기민이 3635구이고, 별진(別賑)을 1차 시행하였는데 사궁(四窮)의 백성과 폐질(廢疾)에 걸린 백성이 2352구입니다. 각 곡물이 3244섬 6말 6되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는 463섬 3말 4되 남짓이고, 정조는 986섬 5말 8되 남짓이고, 피모는 1794섬 12말 2되 남짓입니다. 백미 146섬 7말 7되 남짓, 정조 148섬 4말 2되 남짓, 피모 122섬 2말 3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피모 1356섬 11말 1되는 감사 서정수(徐鼎修)가 별비(別備)한 것입니다. 백미 256섬 10말 6되 남짓, 정조 38섬 1말 6되, 피모 315섬 13말 8되 남짓은 전 목사 이우현(李禹鉉)이 자비(自備)한 것입니다. 정조 500섬은 전 판관 조경일(趙敬日)이 자비한 것입니다. 백미 60섬은 노기 만덕이 원납한 것입니다. 정조 300섬은 전 순장 홍삼필이 원납한 것입니다. 염(鹽) 126섬 10말 1되는 전 목사 이우현이 자비한 것입니다. - 대정현(大靜縣) - 원진을 18차 시행하였는데, 토지를 소유한 기민이 6367구입니다. 각 곡물이 4766섬 5말 2되인데, 그중에 백미는 232섬 10말 9되 남짓이고, 정조는 1559섬 6되이고, 피모는 1509섬 11말 1되 남짓이고, 모미는 1304섬 12말 5되이고, 태는 64섬이고, 산도는 2섬이고, 속은 8섬이고, 피당은 82섬이고, 목맥(木麥)은 3섬이고, 직은 1섬입니다. 백미 87섬 8말 7되 남짓, 정조 1275섬 9말 남짓, 피모 305섬 12말 7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백미 94섬 12말 3되, 정조 39섬 2되 남짓, 피모 1079섬 4말 7되 남짓, 태 64섬은 이전한 것입니다. 백미 50섬 4말 9되 남짓, 정조 244섬 6말 3되, 피모 30섬은 순영의 돈으로 산 것입니다. 모미 1268섬 2말 4되, 피모 94섬 8말 7되는 본영(本營) 진휼청의 곡물입니다. 산도 2섬, 속 8섬, 피당 82섬, 목맥 3섬, 직 1섬은 남겨서 토환(土還)으로 만든 것입니다. 모미 36섬 10말 1되는 사창의 곡물입니다. ○ 백급을 19차 시행하였는데 토지가 없는 기민이 935구이고, 별진을 1차 시행하였는데 사궁의 백성과 폐질에 걸린 백성이 354구입니다. 각 곡물이 871섬 3말 5되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는 117섬 5말 7되 남짓이고, 정조는 38섬 5말 9되이고, 모미는 3섬이고, 피모는 412섬 6말 9되입니다. 백미 17섬 5말 7되 남짓, 정조 21섬 10말 2되, 피모 47섬 4말 2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피모 165섬 2말 7되는 감사 서정수가 별비한 것입니다. 정조 16섬 10말 7되는 전 목사 이우현이 자비한 것입니다. 백미 100섬, 정조 300섬, 피모 200섬, 모미 3섬, 염 40섬 3말 8되는 현감 고한록(高漢祿)이 자비한 것입니다. - 정의현(旌義縣) - 원진을 18차 시행하였는데, 토지를 소유한 기민이 6919구입니다. 각 곡물이 5808섬 3말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는 281섬 3말 6되이고, 정조는 3129섬 3말 6되이고, 피모는 1543섬 1말 8되 남짓이고, 모미는 1760섬 6말 1되 남짓이고, 태는 94섬 2말 8되입니다. 백미 47섬 6말 4되, 정조 1457섬 5말 남짓, 피모 459섬 6말 6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백미 173섬 11말 6되, 태 94섬 2말 8되, 피모 1041섬 6말 5되 남짓, 정조 351섬 13말 5되 남짓은 이전한 것입니다. 백미 60섬 6되, 정조 320섬, 피모 36섬 5말 7되 남짓은 순영의 돈으로 산 것입니다. 모미 1704섬 13말 6되 남짓은 본영 진휼청의 곡물입니다. 모미 3섬 1말 8되, 피모 5섬 13말은 사창의 곡물입니다. 모미 52섬 5말 7되는 보민고의 곡물입니다. ○ 백급을 19차 시행하였는데 토지가 없는 기민이 1846구이고, 별진을 1차 시행하였는데 사궁의 백성과 폐질에 걸린 백성이 420구입니다. 각 곡물은 1474섬 7말 8되 남짓이고, 염은 62섬 7말 4되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는 254섬 13말 2되 남짓이고, 정조는 498섬 1말 9되이고, 모미는 20섬이고, 피모는 751섬 7말 7되 남짓입니다. 백미 33섬 14말 8되, 정조 42섬 10말 8되, 피모 76섬 4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피모 478섬 1말 2되는 감사 서정수가 별비한 것입니다. 백미 220섬 13말 3되 남짓, 피모 147섬 6말 1되 남짓, 정조 255섬 6말 1되는 전 목사 이우현이 자비하고, 전 현감 남속(南涑)이 자비한 것입니다. 모미 20섬은 현감 홍상오(洪相五)가 자비한 것입니다. 정조 200섬과 염 58섬 12말 1되는 전 목사 이우현이 자비한 것입니다. 3섬 10말 3되 남짓은 현감 홍상오가 자비한 것입니다. - 이상 기민은 5만 1203구이고, 각 곡물은 3만 5523섬 13말 4되이고, 염은 229섬 6말 3되입니다.” 하여, 전교하기를, “‘날씨가 순조롭고 각종 곡물을 제때에 경작하여 거의 성취할 가망이 있다고 하니, 진휼을 행한 뒤의 민정(民情)을 생각해 볼 때 참으로 천만다행이다. 경은 특별히 농사에 관한 정사를 더욱 권면하여 인력(人力)이 두루 미칠 수 있게 함으로써 풍년이 들어 결실을 거둘 수 있는 실효가 있도록 하라. 전 순장 홍삼필은 누차 뜻을 내어 출연하여 진휼에 보탰으니, 그 성의가 가상하고 그 노고에 보상해야 한다. 섬의 두 고을 수령 중에서 만약 임기가 차거나 임기에 가까운 사람이 있다면 이조로 하여금 후일 정사(政事)에서 홍삼필을 차출하여 보내게 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 즉시 의망하라. 노기 만덕은 그가 무엇을 구하기에 이렇게 100포(包)에 가까운 백대미(白大米)를 마련하여 굶주리고 궁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인가. 면천(免賤)을 해 주든지 별도로 보상해 주든지 간에 경은 그가 원하는 대로 시행해 준 뒤에 거행 상황을 장계로 보고하라.’라는 내용으로 회유(回諭)하라.” 하였다. ▷원문보러가기 정조 20년 병진(1796) 7월 28일(신미) 제주 목사 유사모(柳師模)가 노기(老妓) 만덕(萬德)을 본인이 바라는 바에 따라 육지로 내보내 주었다고 급히 장계하였다. ○ 제주 목사의 장계에, “전 순장(巡將) 홍삼필(洪三弼)은 의기(義氣)를 발휘하여 진휼을 도왔으므로 두 고을의 수령 중에 빈자리가 나면 의망(擬望)하고, 노기 만덕은 기민(饑民)을 진휼하고 부족한 것을 구제하는 데 특별히 수고하였으니 바라는 대로 시행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신이 삼가 유지(有旨)의 내용을 홍삼필과 만덕에게 반시(頒示)하니 만덕의 소고(所告)에 ‘저는 늙고 자식도 없으니 면천(免賤)할 마음은 없고 육지로 나가고 싶을 뿐입니다.’라고 하였으므로, 그가 바라는 바에 따라 육지로 나가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이에 연유를 급히 장계합니다.” 하였다. ▷원문보러가기 정조 20년 병진(1796) 11월 24일(을축) 편전(便殿)에서 시원임 대신들을 소견하였다. 좌의정 채제공(蔡濟恭), 영돈녕부사 김이소(金履素), 판중추부사 이병모(李秉模), 우의정 윤시동(尹蓍東)이다. …채제공이 아뢰기를, “탐라(耽羅)의 기녀가 재물을 내어 백성을 구휼하였는데 상을 받는 것도, 면천(免賤)되는 것도 원하지 않고 왕성(王城)을 한번 구경한 다음 금강산(金剛山)에 들어가기를 원한 데 대해, 소원대로 해 주라고 명하셨습니다. 그 기녀가 막 올라왔는데 마침 한겨울이라 여관에서 방황하다 신에게 와서 울며 하소연하였습니다. 그가 천한 부류이기는 하지만 의리가 가상하고 정상이 불쌍하니 유사(有司)에게 분부하여 별도로 돌보아 주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여, 내가 이르기를, “탐라 사람들에 대해 조정에서 염려하는 것이 다른 도에 비해 더욱 특별하다. 그가 천한 기생으로 의로운 마음을 가지고 재물을 내어 가난한 백성을 도와준 일만도 아주 가상하였고 소원을 들으니 역시 평범하지 않았는데, 이미 올라온 뒤에 어찌 길거리에서 굶주림을 호소하게 할 수 있겠는가. 비변사에서 그에게 다시 물어 만일 내년 봄까지 머무른 뒤 금강산에 내려가고 싶어 하면 구경하며 즐길 수 있게 한 뒤 양식을 주고 배를 태워 본향에 보내도록 해서 만물을 제 뜻대로 이루어 주지 않음이 없음을 보이도록 하라.” 하였다. ▷원문보러가기 정조 20년 병진(1796) 11월 25일(병인) 제주(濟州)의 기녀(妓女) 만덕(萬德)을 내의원의 차비 대령(差備待令)인 행수 의녀(行首醫女)로 충원하고 금강산을 구경하고 나서 되돌아갈 때 연로(沿路)에 분부하여 양식과 경비를 넉넉히 주게 하라고 명하였다. ○ 진휼청이 제주의 기녀 만덕에게 이달의 양식과 경비로 쓸 쌀과 돈을 제급(題給)해 주는 것으로 아뢰어, 전교하기를, “많은 재물을 풀어서 굶주리는 백성을 구제해 살렸는데 그 일이 조정에 보고되었다. 그에게 소원을 물으니 상을 받는 것도, 면천(免賤)되는 것도 원하지 않고 다만 바다를 건너 서울에 올라와 보고 그 길에 금강산을 볼 수 있기를 소원한다고 하였는데 마침 한겨울이라 출발할 수 없었다. 그가 비록 천인(賤人)이기는 하지만 의로운 기상은 옛날의 정의로운 협객에 부끄럽지 않다. 봄이 올 때까지 양식을 주고 곧바로 내의원의 차비 대령인 행수 의녀로 충원하고 수의(首醫)에게 소속시켜 각별히 돌봐 주도록 하라. 그리고 금강산을 구경하고 나서 되돌아갈 때 연로의 도신에게 분부하여 양식과 경비를 넉넉히 주게 하라.” 하였다. ▷원문보러가기 정조 20년 병진(1796) 11월 28일(기사) 초계 문신에게 친시(親試)의 갱시(更試)를 보이고 그 시권을 채점하여 내렸다. ○ 1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대설(大雪)”로 십운배율제(十韻排律題)를 삼았는데 황기천(黃基天)이 삼중(三中)을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2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명덕(明德)”으로 의제(疑題)를 삼았는데 신현(申絢)이 이하(二下)를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3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기꺼이 비단을 파는 낭비가 되려고 하겠는가.[肯作賣絹郞婢乎]”로 부제(賦題)를 삼았는데 권준(權晙)이 삼상(三上)을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4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만덕(萬德)”으로 전제(傳題)를 삼았는데 서준보(徐俊輔)가 삼상을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5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추고 함사(推考緘辭)”로 조대제(條對題)를 삼았는데 홍석주(洪奭周)가 이하를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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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8작성자 :관리자

정조 20년 병진(1796) 6월 6일(경진)

제주 목사(濟州牧使) 유사모(柳師模)가 진휼을 마친 것에 대해 급히 장계한 데 대해, 녹봉을 덜어 진휼에 보탠 수령과 원납(願納)한 섬사람들에게 차등 있게 시상하라고 명하였다.

○ 제주 목사의 장계에,
“신이 부임한 것이 4월 중순(中巡)으로 분급할 때였기 때문에 작년 10월에 진휼을 개시한 뒤로부터 올해 4월 중순 전까지 진곡(賑穀)을 분배하고 기민(饑民)을 뽑는 규식은 전 목사 이우현(李禹鉉)이 인계한 진안(賑案)과 곡부(穀簿)를 가지고 일일이 대조하였고, 4월 중순과 종순(終巡)은 신이 영운(領運)해 온 곡물을 가지고 이전의 식례(式例)에 따라 분수(分數)에 맞추어 마감(磨勘)하였습니다.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반해 온 백미(白米) 467섬 13말 남짓, 정조(正租) 9525섬 8말 5되 남짓, 피모(皮牟) 1698섬 2말 6되 등이 절미(折米)하여 도합 5127섬 2말 7되인데, 또한 환민(還民)에게 식례에 따라 순차(巡次)를 이어서 분급하였습니다.
환민과 진민(賑民)을 막론하고 매 순차 중에 5되나 3되로 지탱할 수 없는 부류는 하나하나 찾아내어 별도로 뽑아서 한두 되를 더 지급해 주거나 환곡 장부와 진휼 장부에 바꾸어 올렸습니다.
등급을 나눌 때 유리(流離)하는 바람에 누락되어 미처 장부에 포함되지 못한 부류는 또한 일일이 찾아내어 올리고 다방면으로 구제하여 굶주려 죽는 것을 모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별도로 지급한 곡물 중에 신이 영운해 온 절미 1325섬 4말 8되 남짓은, 4월 중순에 이어서 분급한 뒤로 보리가 이미 익어서 간혹 베어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민과 진민 가운데 보리가 없어 살기 어려운 자들로 성인 8880구(口)와 어린아이 3088구를 뽑아서 마지막 순차에 분급하였습니다.
사궁(四窮)의 백성과 폐질(廢疾)에 걸린 부류로 말하면, 비록 보리가 익은 뒤라도 굶주릴 우환이 없지 않기 때문에 그 성인과 어린아이 3126구를 별도로 뽑아서 식례대로 순차를 더해 분급하였습니다.
다만 이제 조만간 보리가 다행히 차례로 익더라도, 당초 농사지을 때 쓸 공사(公私) 간의 곡식 종자가 대부분 입에 풀칠하는 데 쓰여서 세 고을 사이에 빈 땅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체납된 환곡과 누적된 포흠(逋欠)을 일시에 아울러 거두어들인다면 결단코 행해질 수 없는 정사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평역청(平役廳)의 신미(身米)로 갑인년(1794, 정조18) 가을 이전까지 전해 내려오는 거두지 못한 조(條)는 모두 탕감(蕩減)해 주고, 작년 여름과 가을에 정봉(停捧)한 조는 추수까지 그대로 정지해 주며, 남정(男丁)의 대동미(大同米)로 여름에 거두어들이는 조는 2개월을 더 정지해 주며, 물선(物膳)의 가미(價米) 91섬 4말 5되는 세 고을에 말을 잘 만들어 관문(關文)을 보내어 효유(曉諭)하여 방납(防納)해 주도록 하였습니다.
환곡은 가을까지 백성들의 양식에 쓰일 재원에 관계되기 때문에 올해의 환곡 및 남겨 놓은 조(條)와 정퇴(停退)한 조는 부득이하게 수효대로 거두어들일 계획입니다.
양태(涼臺)와 해곽(海藿)으로 대신 거두는 조는, 섬에서 해곽이 생산되는 것이 근래 갈수록 희귀해져서 예전에 채취한 약간의 수효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축한 것이 없어 전례대로 납부하기를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양태와 총모(驄帽)는, 세 고을에서 양태와 총모를 만드는 것으로 생업을 삼는 곳은 단지 본주(本州)에서 우량면(右兩面)의 40여 동리(洞里) 및 좌면(左面)의 네다섯 동리인데, 막 큰 기근을 겪은 뒤라 만드는 대로 팔아서 현재 비축한 것이 없습니다. 대정현(大靜縣)과 정의현(旌義縣)은 본디 양태와 총모를 만드는 것으로 생업을 삼지 않아서 으레 곡물과 포(布)로 양태와 총모를 사서 본주에 납부해 왔습니다. 본주의 백성들이 스스로 납부하는 것도 지금 할 수가 없으니, 두 현(縣)에서 사서 납부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입니다. 현재 한창 농사를 짓는 중이라 남녀가 모두 들에 나가 일하고 있으므로 양태와 총모 따위를 만들 겨를이 없으니, 추수하여 여력이 있기를 조금 기다린 뒤에 잘 헤아려 거두어들이겠습니다.
여름철에 들어선 이후로 비가 알맞게 오고 파종을 때맞춰 하였으니, 앞으로 날씨가 한결같이 순조롭고 사람이 부지런히 애쓴다면 풍년이 드는 것을 또한 거의 기대할 수 있습니다.
원납(願納)한 주민(州民)으로 말하면, 전 순장(巡將) 홍삼필(洪三弼)은 몇 해에 걸쳐 진휼에 보탠 곡물의 수효가 많습니다. 그 뜻을 내어 출연(出捐)한 성의가 대단히 가상합니다. 노기(老妓) 만덕(萬德)은 사리상 진실로 구할 것이 없는데도 재물을 가볍게 여길 줄 아니, 비천한 무리가 더욱 능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진휼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주목(濟州牧) - 원진(元賑)을 19차 시행하였는데, 토지를 소유한 기민(飢民)이 2만 8375구(口)입니다. 각 곡물이 1만 9359섬 2말 3되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白米)는 948섬 7말 1되 남짓이고, 전미(田米)는 99섬 4되이고, 정조(正租)는 7732섬 10말 7되 남짓이고, 피모(皮牟)는 5372섬 11말 3되 남짓이고, 모미(牟米)는 4075섬 4말 6되 남짓이고, 태(太)는 354섬 13말 7되이고, 진맥(眞麥)은 16섬 3말 8되이고, 적두(赤豆)는 98섬 6말 1되이고, 속(粟)은 106섬 7말 6되이고, 직(稷)은 105섬 2말 3되이고, 산도(山稻)는 156섬 11말 7되이고, 피당(皮唐)은 292섬 12말 8되입니다. 백미 267섬 12말 6되, 정조 6761섬 12말 4되 남짓, 피모 912섬 8말 4되 남짓은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백미 213섬 6말 1되, 정조 225섬 1말 1되 남짓, 태 331섬 12말 2되, 피모 4363섬 3말 7되 남짓은 이전(移轉)한 것입니다. 백미 467섬 3말 4되 남짓, 정조 745섬 12말 1되, 피모 96섬 14말 2되 남짓은 순영(巡營)의 돈으로 산 것입니다. 모(牟) 2781섬 10말 7되 남짓, 진맥 16섬 3말 8되, 전미 19섬 1말은 진휼청의 곡물입니다. 모미 642섬 9말 5되, 전미 79섬 14말 4되는 보민고(補民庫)의 곡물입니다. 모미 589섬 13말 3되는 본목(本牧)의 사창(司倉) 곡물입니다. 모미 61섬 2말 2되는 만호창(萬戶倉)의 곡물입니다. 적두 98섬 6말 1되, 속 106섬 7말 6되, 직(稷) 105섬 2말 3되, 산도 156섬 11말 7되, 피당 292섬 12말 8되, 태 23섬 1말 5되는 종자(種子)로 남겨 둔 조(條)입니다. ○ 백급(白給)을 19차 시행하였는데 토지가 없는 기민이 3635구이고, 별진(別賑)을 1차 시행하였는데 사궁(四窮)의 백성과 폐질(廢疾)에 걸린 백성이 2352구입니다. 각 곡물이 3244섬 6말 6되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는 463섬 3말 4되 남짓이고, 정조는 986섬 5말 8되 남짓이고, 피모는 1794섬 12말 2되 남짓입니다. 백미 146섬 7말 7되 남짓, 정조 148섬 4말 2되 남짓, 피모 122섬 2말 3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피모 1356섬 11말 1되는 감사 서정수(徐鼎修)가 별비(別備)한 것입니다. 백미 256섬 10말 6되 남짓, 정조 38섬 1말 6되, 피모 315섬 13말 8되 남짓은 전 목사 이우현(李禹鉉)이 자비(自備)한 것입니다. 정조 500섬은 전 판관 조경일(趙敬日)이 자비한 것입니다. 백미 60섬은 노기 만덕이 원납한 것입니다. 정조 300섬은 전 순장 홍삼필이 원납한 것입니다. 염(鹽) 126섬 10말 1되는 전 목사 이우현이 자비한 것입니다. -
대정현(大靜縣) - 원진을 18차 시행하였는데, 토지를 소유한 기민이 6367구입니다. 각 곡물이 4766섬 5말 2되인데, 그중에 백미는 232섬 10말 9되 남짓이고, 정조는 1559섬 6되이고, 피모는 1509섬 11말 1되 남짓이고, 모미는 1304섬 12말 5되이고, 태는 64섬이고, 산도는 2섬이고, 속은 8섬이고, 피당은 82섬이고, 목맥(木麥)은 3섬이고, 직은 1섬입니다. 백미 87섬 8말 7되 남짓, 정조 1275섬 9말 남짓, 피모 305섬 12말 7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백미 94섬 12말 3되, 정조 39섬 2되 남짓, 피모 1079섬 4말 7되 남짓, 태 64섬은 이전한 것입니다. 백미 50섬 4말 9되 남짓, 정조 244섬 6말 3되, 피모 30섬은 순영의 돈으로 산 것입니다. 모미 1268섬 2말 4되, 피모 94섬 8말 7되는 본영(本營) 진휼청의 곡물입니다. 산도 2섬, 속 8섬, 피당 82섬, 목맥 3섬, 직 1섬은 남겨서 토환(土還)으로 만든 것입니다. 모미 36섬 10말 1되는 사창의 곡물입니다. ○ 백급을 19차 시행하였는데 토지가 없는 기민이 935구이고, 별진을 1차 시행하였는데 사궁의 백성과 폐질에 걸린 백성이 354구입니다. 각 곡물이 871섬 3말 5되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는 117섬 5말 7되 남짓이고, 정조는 38섬 5말 9되이고, 모미는 3섬이고, 피모는 412섬 6말 9되입니다. 백미 17섬 5말 7되 남짓, 정조 21섬 10말 2되, 피모 47섬 4말 2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피모 165섬 2말 7되는 감사 서정수가 별비한 것입니다. 정조 16섬 10말 7되는 전 목사 이우현이 자비한 것입니다. 백미 100섬, 정조 300섬, 피모 200섬, 모미 3섬, 염 40섬 3말 8되는 현감 고한록(高漢祿)이 자비한 것입니다. -
정의현(旌義縣) - 원진을 18차 시행하였는데, 토지를 소유한 기민이 6919구입니다. 각 곡물이 5808섬 3말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는 281섬 3말 6되이고, 정조는 3129섬 3말 6되이고, 피모는 1543섬 1말 8되 남짓이고, 모미는 1760섬 6말 1되 남짓이고, 태는 94섬 2말 8되입니다. 백미 47섬 6말 4되, 정조 1457섬 5말 남짓, 피모 459섬 6말 6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백미 173섬 11말 6되, 태 94섬 2말 8되, 피모 1041섬 6말 5되 남짓, 정조 351섬 13말 5되 남짓은 이전한 것입니다. 백미 60섬 6되, 정조 320섬, 피모 36섬 5말 7되 남짓은 순영의 돈으로 산 것입니다. 모미 1704섬 13말 6되 남짓은 본영 진휼청의 곡물입니다. 모미 3섬 1말 8되, 피모 5섬 13말은 사창의 곡물입니다. 모미 52섬 5말 7되는 보민고의 곡물입니다. ○ 백급을 19차 시행하였는데 토지가 없는 기민이 1846구이고, 별진을 1차 시행하였는데 사궁의 백성과 폐질에 걸린 백성이 420구입니다. 각 곡물은 1474섬 7말 8되 남짓이고, 염은 62섬 7말 4되 남짓인데, 그중에 백미는 254섬 13말 2되 남짓이고, 정조는 498섬 1말 9되이고, 모미는 20섬이고, 피모는 751섬 7말 7되 남짓입니다. 백미 33섬 14말 8되, 정조 42섬 10말 8되, 피모 76섬 4되는 별도로 지급한 돈으로 사서 운송해 온 것입니다. 피모 478섬 1말 2되는 감사 서정수가 별비한 것입니다. 백미 220섬 13말 3되 남짓, 피모 147섬 6말 1되 남짓, 정조 255섬 6말 1되는 전 목사 이우현이 자비하고, 전 현감 남속(南涑)이 자비한 것입니다. 모미 20섬은 현감 홍상오(洪相五)가 자비한 것입니다. 정조 200섬과 염 58섬 12말 1되는 전 목사 이우현이 자비한 것입니다. 3섬 10말 3되 남짓은 현감 홍상오가 자비한 것입니다. -
이상 기민은 5만 1203구이고, 각 곡물은 3만 5523섬 13말 4되이고, 염은 229섬 6말 3되입니다.”
하여, 전교하기를,
“‘날씨가 순조롭고 각종 곡물을 제때에 경작하여 거의 성취할 가망이 있다고 하니, 진휼을 행한 뒤의 민정(民情)을 생각해 볼 때 참으로 천만다행이다. 경은 특별히 농사에 관한 정사를 더욱 권면하여 인력(人力)이 두루 미칠 수 있게 함으로써 풍년이 들어 결실을 거둘 수 있는 실효가 있도록 하라. 전 순장 홍삼필은 누차 뜻을 내어 출연하여 진휼에 보탰으니, 그 성의가 가상하고 그 노고에 보상해야 한다. 섬의 두 고을 수령 중에서 만약 임기가 차거나 임기에 가까운 사람이 있다면 이조로 하여금 후일 정사(政事)에서 홍삼필을 차출하여 보내게 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 즉시 의망하라. 노기 만덕은 그가 무엇을 구하기에 이렇게 100포(包)에 가까운 백대미(白大米)를 마련하여 굶주리고 궁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인가. 면천(免賤)을 해 주든지 별도로 보상해 주든지 간에 경은 그가 원하는 대로 시행해 준 뒤에 거행 상황을 장계로 보고하라.’라는 내용으로 회유(回諭)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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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20년 병진(1796) 7월 28일(신미)
제주 목사 유사모(柳師模)가 노기(老妓) 만덕(萬德)을 본인이 바라는 바에 따라 육지로 내보내 주었다고 급히 장계하였다.

○ 제주 목사의 장계에,
“전 순장(巡將) 홍삼필(洪三弼)은 의기(義氣)를 발휘하여 진휼을 도왔으므로 두 고을의 수령 중에 빈자리가 나면 의망(擬望)하고, 노기 만덕은 기민(饑民)을 진휼하고 부족한 것을 구제하는 데 특별히 수고하였으니 바라는 대로 시행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신이 삼가 유지(有旨)의 내용을 홍삼필과 만덕에게 반시(頒示)하니 만덕의 소고(所告)에 ‘저는 늙고 자식도 없으니 면천(免賤)할 마음은 없고 육지로 나가고 싶을 뿐입니다.’라고 하였으므로, 그가 바라는 바에 따라 육지로 나가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이에 연유를 급히 장계합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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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20년 병진(1796) 11월 24일(을축)
편전(便殿)에서 시원임 대신들을 소견하였다.
좌의정 채제공(蔡濟恭), 영돈녕부사 김이소(金履素), 판중추부사 이병모(李秉模), 우의정 윤시동(尹蓍東)이다.

…채제공이 아뢰기를,
“탐라(耽羅)의 기녀가 재물을 내어 백성을 구휼하였는데 상을 받는 것도, 면천(免賤)되는 것도 원하지 않고 왕성(王城)을 한번 구경한 다음 금강산(金剛山)에 들어가기를 원한 데 대해, 소원대로 해 주라고 명하셨습니다. 그 기녀가 막 올라왔는데 마침 한겨울이라 여관에서 방황하다 신에게 와서 울며 하소연하였습니다. 그가 천한 부류이기는 하지만 의리가 가상하고 정상이 불쌍하니 유사(有司)에게 분부하여 별도로 돌보아 주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여, 내가 이르기를,
“탐라 사람들에 대해 조정에서 염려하는 것이 다른 도에 비해 더욱 특별하다. 그가 천한 기생으로 의로운 마음을 가지고 재물을 내어 가난한 백성을 도와준 일만도 아주 가상하였고 소원을 들으니 역시 평범하지 않았는데, 이미 올라온 뒤에 어찌 길거리에서 굶주림을 호소하게 할 수 있겠는가. 비변사에서 그에게 다시 물어 만일 내년 봄까지 머무른 뒤 금강산에 내려가고 싶어 하면 구경하며 즐길 수 있게 한 뒤 양식을 주고 배를 태워 본향에 보내도록 해서 만물을 제 뜻대로 이루어 주지 않음이 없음을 보이도록 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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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20년 병진(1796) 11월 25일(병인)
제주(濟州)의 기녀(妓女) 만덕(萬德)을 내의원의 차비 대령(差備待令)인 행수 의녀(行首醫女)로 충원하고 금강산을 구경하고 나서 되돌아갈 때 연로(沿路)에 분부하여 양식과 경비를 넉넉히 주게 하라고 명하였다.

○ 진휼청이 제주의 기녀 만덕에게 이달의 양식과 경비로 쓸 쌀과 돈을 제급(題給)해 주는 것으로 아뢰어, 전교하기를,
“많은 재물을 풀어서 굶주리는 백성을 구제해 살렸는데 그 일이 조정에 보고되었다. 그에게 소원을 물으니 상을 받는 것도, 면천(免賤)되는 것도 원하지 않고 다만 바다를 건너 서울에 올라와 보고 그 길에 금강산을 볼 수 있기를 소원한다고 하였는데 마침 한겨울이라 출발할 수 없었다. 그가 비록 천인(賤人)이기는 하지만 의로운 기상은 옛날의 정의로운 협객에 부끄럽지 않다. 봄이 올 때까지 양식을 주고 곧바로 내의원의 차비 대령인 행수 의녀로 충원하고 수의(首醫)에게 소속시켜 각별히 돌봐 주도록 하라. 그리고 금강산을 구경하고 나서 되돌아갈 때 연로의 도신에게 분부하여 양식과 경비를 넉넉히 주게 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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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20년 병진(1796) 11월 28일(기사)
초계 문신에게 친시(親試)의 갱시(更試)를 보이고 그 시권을 채점하여 내렸다.

○ 1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대설(大雪)”로 십운배율제(十韻排律題)를 삼았는데 황기천(黃基天)이 삼중(三中)을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2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명덕(明德)”으로 의제(疑題)를 삼았는데 신현(申絢)이 이하(二下)를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3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기꺼이 비단을 파는 낭비가 되려고 하겠는가.[肯作賣絹郞婢乎]”로 부제(賦題)를 삼았는데 권준(權晙)이 삼상(三上)을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4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만덕(萬德)”으로 전제(傳題)를 삼았는데 서준보(徐俊輔)가 삼상을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5월에 치렀어야 할 친시는 “추고 함사(推考緘辭)”로 조대제(條對題)를 삼았는데 홍석주(洪奭周)가 이하를 맞아 수석을 차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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